문화의 힘이라는 것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다. 
입대 전 캐나다에 공부할때 받았던 가장 많은 질문이

"너 어느 나라 사람이냐?"

대답이야 뻔히 "나 한국사람이야."

이러저러한 사람들과 지내다보면 난감할 때가 있는 것이
"중국 사람과 일본 사람 그리고 한국 사람 차이가 뭐야?"

가장 쉬운 대답이라면
한국사람은 한국말하고
중국사람은 중국말하고
일본사람은 일본말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대답은 생각내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이 다울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가
생김새로만 한국사람을 정의한다는 것은 이미 말이 안된다.

지난 세월 수많은 전쟁을 겪은 이 땅에서 중국, 일본, 몽골 등
소위 말하는 "외국인"의 피가 섞인 상황에서 물리적인
"단일민족"은 모순이다. 정신적이라면 또 모를까.

아무튼 캐나다 친구들에게 "한국"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연상시키냐고 물어봤더니
대부분이 "6.25전쟁"과 "모르겠는데"였다.

한국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자라면서 세끼를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잘 챙겨먹고 자랐다.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이 적용되는 세대이다.
분명 대한민국은 못사는 나라가 아니다.
하지만 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없다.
솔직히 나부터 시작해도 무엇을 내세울지 잘 모르겠는데

한없는 자존심과 만만디로 가득찬 지나족과
상자같이 정리하고 쉽고 거북스러울 정도로 얍실한 일본과
한국은 과연 무엇이 다르며 무엇으로 대표될 수 있는가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일본문화는 접하기 쉽다.
똑 떨어지는 정육면체처럼
일괄된 규칙아래 눈을 쉽게 끌고 입을 즐겁게 해준다.
그리고 포장하기도 쉽다. 그러나 그것 뿐.

일본이 강제 점령을 했을 때 적극적으로
문화말살을 한것은 물론이려니와
해방이후 미국에 휩쓸려 지금 우리는 구심점이 없다.

김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아름다운 나라와 높은 문화의 힘이란 이루기
참으로 어려운 것이라 느낀다.
강제로 사람을 억눌러 총칼을 들게하여 사람을 죽이고
불태워 없애는 것은 1달이면 족하다.
예전에 황룡사 9층 목탑을 짓는데는
100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지금 우리는 100년이 넘게 걸리는 사업을
실천할 수 있는가?
항상 역사가 발전하는 쪽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다.

나부터 냉수마시고 속 차려야 할텐데.


by greenflow | 2008/08/10 16:41 | 일상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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